김수영 — 풀이 눕고 다시 일어서듯

1968년 · 서울

4·19의 감격과 5·16의 좌절을 온몸으로 통과한 김수영은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라고 물으며, 시가 현실의 자유를 향한 온몸의 밀고 나감이어야 한다고 믿었다. 죽기 보름 전 쓴 마지막 시 "풀"은 바람보다 먼저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로 민중의 생명력을 노래한, 한국 현대시의 가장 유명한 은유가 됐다. 마흔여덟 되던 해 밤길 버스 사고로 갑자기 떠났지만, 참여시와 순수시의 낡은 구분을 부수며 그가 연 길 위에서 이후의 한국 시가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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