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 인왕제색도, 조선의 산천을 조선의 눈으로 그리다

1751년 · 한양 인왕산

겸재 정선 이전의 산수화는 가보지도 않은 중국의 산을 화보 따라 그리는 관념의 그림이었다 — 그는 금강산과 한강, 인왕산을 직접 발로 밟고 눈으로 본 대로 그려 진경산수라는 조선 고유의 화풍을 완성했다. 일흔여섯에 그린 인왕제색도는 비 갠 뒤 안개 피어오르는 인왕산의 바위 질감을 힘찬 먹으로 눌러 담은 걸작으로, 평생의 벗 이병연의 쾌유를 빌며 그렸다는 사연이 전한다. 우리 땅을 그릴 가치가 있는 풍경으로 발견한 이 시선은 김홍도의 풍속화와 함께 조선 후기 문화 자존의 상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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