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 — 가사문학의 절정, 정치의 그늘

1580년 · 담양 창평

관동별곡·사미인곡·속미인곡 — 정철은 우리말의 결을 살린 가사문학을 절정으로 끌어올려, 김만중이 "우리나라의 참된 문장은 이 세 편뿐"이라 극찬한 작품들을 남겼다. 그러나 정치가로서의 그는 정반대의 얼굴을 가졌으니, 기축옥사의 위관으로서 동인 천여 명이 화를 입은 피바람의 한복판에 섰다. 조선이 낳은 가장 아름다운 우리말 문장과 가장 가혹한 정쟁의 기억이 한 사람 안에 공존한다는 사실이, 그를 단순한 위인으로도 악인으로도 정리할 수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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