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습 — 생육신의 방랑, 최초의 한문소설을 쓰다

1465년 · 경주 금오산 용장사

다섯 살에 시를 지어 세종의 칭찬을 받은 신동 김시습은, 수양대군이 조카의 왕위를 빼앗았다는 소식에 읽던 책을 모두 불태우고 머리를 깎은 채 평생 방랑길에 올랐다 — 벼슬을 거부하는 것으로 저항한 생육신의 대표다. 경주 금오산 용장사에 머물며 쓴 금오신화는 한국 최초의 한문소설로, 귀신·용궁·저승을 넘나드는 환상 속에 현실의 부조리를 담았다. 체제 밖을 떠돈 천재의 붓이 조선 소설 문학의 문을 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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