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비세습제 폐지 — 신분의 벽에 낸 첫 틈

1886년 2월 6일 · 한성

1886년 2월 고종은 사가노비절목(私家奴婢節目)을 공포해 노비의 신분이 자손에게 세습되는 것을 금지했다. 이미 노비 신분인 부모는 그대로 노비로 남았지만, 그 자녀는 태어나면서부터 양인이 될 수 있었다. 1801년 공노비 해방에 이어 신분제의 벽에 낸 또 하나의 틈이었다. 그러나 사노비 제도 자체는 여전히 존속했고, 완전한 노비제 폐지는 8년 뒤 갑오개혁(1894)에서야 이뤄진다. 위로부터의 점진적 개혁이 가진 한계와, 그럼에도 조금씩 허물어져 가던 낡은 신분질서를 함께 보여주는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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