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약스 작전 — 선출된 정부가 무너진 날

1953 8월 19일 · 이란 테헤란

1953년 8월 19일, 모사데크 정부가 무너졌다. 미국 CIA(작전명 TP-AJAX)와 영국 MI6(작전명 부트)가 공모해 실행한 쿠데타였다. 매수된 군 지휘부와 거리 시위대, 언론 공작이 동원되었다. 한 차례 실패해 국왕 모하마드 레자 팔라비가 국외로 피신하기까지 했으나, 사흘 만에 판이 뒤집혔다. 모사데크는 체포되어 재판을 받고 여생을 가택연금 상태로 보냈다.

동기를 두고는 두 가지 설명이 경합해 왔다. 당시 미국이 내세운 명분은 냉전이었다 — 이란이 소련 쪽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이란 근현대사 연구자 에르반드 아브라하미안 등은 문서 공개 이후의 연구를 근거로, 핵심은 공산화 저지가 아니라 영·미의 석유 이권 보호였다고 본다. 실제로 쿠데타 이후 이란 석유는 국제 컨소시엄이 운영하게 되었고, 영국이 독점하던 자리에 미국 회사들이 40%를 나눠 가졌다.

미국 정부는 오랫동안 개입을 공식 인정하지 않았다. 2000년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미국의 역할을 사실상 시인했고, 2013년 CIA가 관련 문서 일부를 공개하며 개입 사실이 공식 기록으로 확인되었다.

이 사건이 남긴 것은 정권 교체 그 자체보다 길다. 이란 사회에서 1953년은 "우리가 스스로 뽑은 정부를 외국이 없앴다"는 기억으로 남았고, 1979년 혁명기의 반미 구호와 미국 대사관 점거는 이 기억을 직접 호출했다. 한편 미국 정책 결정 과정에서는 이 작전이 "값싸게 성공한 비밀공작"의 선례로 받아들여져, 이후 여러 나라에서 유사한 개입이 시도되는 배경이 되었다는 평가가 있다.

한국 독자에게 이 대목은 낯설지 않다. 선거로 세운 정부가 외부의 힘과 내부의 협력자에 의해 무너지고, 그 후유증이 수십 년간 정치의 밑바닥에 깔리는 구조 — 20세기 여러 나라가 통과한 경로이고, 우리 현대사에도 형태를 달리한 판본이 있다.

출처

관련 콘텐츠

이 글은 이란 현대사 시리즈의 한 편입니다.

세계지도 루트에서 이 장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