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공정 — "고구려는 중국사"라는 국가 프로젝트

2002 2월 · 베이징

주장

2002년 중국사회과학원 산하 변강사지연구중심이 시작한 국가 프로젝트 동북공정(동북변강 역사와 현상 계열 연구공정)은 "현재 중국 영토 안에서 전개된 역사는 모두 중국사"라는 통일적 다민족국가론을 앞세워, 고조선·부여·고구려·발해를 중국 소수민족의 지방정권으로 규정했다. 고구려가 중원 왕조에 조공하고 책봉을 받았으니 중국의 지방정권이며, 발해는 당이 세운 말갈족 지방정권이라는 것이 핵심 논리다. 공정은 2007년 공식 종료됐지만 그 서술은 중국 교과서·박물관·백과사전에 남아 재생산되고 있다.

반박

이 논리는 현재의 국경을 과거에 소급 적용하는 역사 편입 시도로, 근거로 내세우는 것들이 오히려 반대를 증명한다. 첫째, 조공과 책봉은 전근대 동아시아의 보편적 외교 형식이지 지배·종속의 증거가 아니다 — 같은 잣대라면 일본과 베트남, 유구도 중국사가 돼야 하며, 무엇보다 고구려는 수와 당의 침공에 맞서 살수와 안시성에서 국운을 건 전쟁을 치렀다. 자국의 지방정권과 수십만 대군으로 전면전을 벌이는 제국은 없다 — 중원 왕조 스스로가 고구려를 별개의 국가로 대했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다. 둘째, 발해는 고구려 유민 대조영이 세웠고 일본에 보낸 국서에서 스스로를 "고려국왕"이라 칭하며 고구려 계승을 천명했다 — 당이 세워준 지방정권이 자기 정체성을 이렇게 선언하지는 않는다. 셋째, 고구려·발해를 자국사로 인식하고 계승해온 천 년의 기록이 존재한다 — 고려라는 국호 자체가 고구려 계승 선언이며, 삼국사기 이래의 사서 전통이 이를 잇는다. 반면 중국의 역대 정사는 고구려를 동이(東夷) 열전, 곧 바깥 나라의 역사로 다뤄왔다. 2004년 고구려사 파동 당시 한중 양국은 "역사 문제가 양국 관계를 훼손하지 않도록 학술 차원에서 해결한다"는 구두양해에 이르렀지만, 이후에도 박물관 연표에서 고구려·발해를 빼거나 중국사로 표기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 동북공정은 끝난 과거가 아니라 관리해야 할 현재의 문제이며, 여기에 맞서는 힘 역시 감정적 대응이 아니라 사료와 실증이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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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역사왜곡에 맞서다 시리즈의 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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