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시오도스는 『노동과 나날』에서 인류의 역사를 다섯 시대로 나누어 이야기한다. 그런데 그 흐름은 발전이 아니라 타락이다 — 시간이 흐를수록 인간은 점점 나빠진다.
첫째는 황금시대. 크로노스가 다스리던 태초로, 인간은 늙지도 병들지도 않고 노동도 필요 없이 대지가 주는 것을 누리며 신처럼 평화롭게 살았다. 둘째는 은의 시대. 인간은 오래 어린아이로 머물다 어리석은 어른이 되었고, 신을 섬기지 않아 제우스가 이들을 거두었다. 셋째는 청동시대. 청동 무기를 든 인간들은 힘세고 난폭해 끝없이 전쟁을 벌이다 서로의 손에 멸망했다.
넷째가 특별하다 — 영웅시대다. 다섯 단계 중 유일하게 이전보다 나아진 시대로, 반신반인의 영웅들이 활약한 때다. 테바이를 두고 싸우고, 트로이 성을 무너뜨린 바로 그 영웅들 — 헤라클레스, 이아손, 아킬레우스, 오디세우스가 이 시대에 속한다. 헤시오도스는 이들이 죽은 뒤 세상 끝 "축복받은 자들의 섬"에서 편히 산다고 적었다. 그리고 다섯째, 지금 우리가 사는 철의 시대다. 인간은 밤낮 노동과 근심에 시달리고, 정의는 힘에 짓밟히며, 결국 이 시대도 파멸하리라고 헤시오도스는 탄식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 "영웅시대"가 신화와 역사가 만나는 지점이라는 점이다. 영웅들이 활약했다는 무대 — 트로이, 미케네, 크레타 — 는 실제로 청동기 시대에 번성했던 문명의 중심지들이다. 신화 속 영웅시대의 기억은, 훗날 폐허가 된 거대한 성벽을 본 그리스인들이 "여기 우리보다 위대한 이들이 살았다"고 상상한 결과이기도 하다. 신화는 이렇게 역사의 희미한 기억을 품고 있다. 다음 세션에서 만들 「인물 사전」과 영웅 여정 루트는, 바로 이 영웅시대의 인물들을 하나씩 지도 위로 불러낼 것이다.
【오늘 우리 곁에】 "황금시대"는 어떤 분야의 전성기를 뜻하는 말로 지금도 쓰인다(할리우드의 황금시대처럼). 이상적인 과거를 그리워하는 이 상상은 동서양 어디에나 있다 — 동아시아가 요순시대를 이상향으로 삼은 것과 꼭 닮았다. 그리고 영웅시대의 무대였던 트로이·미케네는 19세기에 실제로 발굴되어, 신화가 역사의 파편을 품고 있었음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