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사는 유일한 인간을 찾아서 — 대홍수 이야기

-2700 · 메소포타미아

친구의 죽음을 지켜본 길가메시는 처음으로 깨닫는다 — 자신도 언젠가 죽는다는 것을. 반신반인인 그에게조차 죽음은 예외가 아니었다. 죽음에 대한 공포에 사로잡힌 길가메시는 영생의 비밀을 알기 위해 전설 속 인물, 우트나피쉬팀을 찾아 세상 끝으로 떠난다. 그는 신들 중에서 유일하게 인간으로서 영원한 생명을 얻은 존재였다.

길고 험한 여정 끝에 마침내 우트나피쉬팀을 만난 길가메시는 그의 사연을 듣는다 — 아주 오래전, 신들이 인간 세상에 큰 홍수를 내려 모두를 쓸어버리기로 했을 때, 한 신이 우트나피쉬팀에게 몰래 이 사실을 알려주고 커다란 배를 만들라고 일러줬다는 것이다. 그는 가족과 갖가지 짐승들을 배에 태워 살아남았고, 홍수가 그친 뒤 신들은 그런 그에게 영생을 선물했다. 구약성경의 "노아의 방주" 이야기와 매우 비슷한 이 대홍수 서사는, 「길가메시 서사시」에서도 가장 유명한 대목으로 꼽힌다.

하지만 우트나피쉬팀은 분명히 말한다 — 자신이 영생을 얻은 것은 신들의 회의에서 벌어진 단 한 번뿐인 특별한 사건이며,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즉 길가메시가 아무리 찾아 헤매도, 그 방식으로는 영생을 얻을 수 없다는 뜻이었다. 다만 우트나피쉬팀은 실망한 그에게 마지막 힌트 하나를 남긴다 — 바다 깊은 곳에 먹으면 젊음을 되찾아주는 풀이 있다는 것.

흥미롭게도 이 대홍수 이야기는 순전한 상상만은 아닐 수 있다. 20세기 초 영국 고고학자 레너드 울리는 메소포타미아 남부 우르 유적을 깊이 파 내려가다가, 일상적인 유물이 전혀 없는 두꺼운 진흙층을 발견했다. 그는 이것을 큰 홍수가 도시를 뒤덮었던 흔적으로 해석했다. 다만 이 홍수층이 서사시 속 "온 세상을 삼킨 홍수"와 곧바로 같은 사건인지는 학계에서 신중하게 다뤄진다 — 확인되는 것은 메소포타미아 저지대에 실제로 반복된 큰 홍수가 있었고, 그런 경험이 신화의 재료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정도다.

【그때 한반도는】 우트나피쉬팀이 대홍수에서 살아남은 이야기가 노래되던 이 시절, 한반도에서는 홍수가 아니라 강이 삶의 터전이었다. 암사동 신석기 마을이 한강변에 자리 잡은 것부터가, 강이 주는 물과 물고기와 기름진 흙을 삶의 기반으로 삼았다는 뜻이다.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에게 강(티그리스·유프라테스)이 문명을 일으키면서도 때로 모든 것을 휩쓸어가는 두려운 존재였다면, 한반도의 강(한강)은 상대적으로 온순하게 사람들의 정착을 뒷받침해준 터전이었다 — 같은 "강가의 삶"이라도 두 지역이 강과 맺은 관계는 사뭇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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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길가메시 서사시 시리즈의 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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