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 강제성을 둘러싼 30년의 공방
주장
일본군이 조직적으로 여성을 강제 연행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문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위안소는 민간 업자가 운영했으며, 일본군의 관여는 위생 관리와 시설 이용 규정 등에 한정된다. 모집 과정에서 일부 업자의 불법 행위가 있었을 수 있으나, 이를 국가의 조직적 강제로 보기는 어렵다.
또한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과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로 이 문제는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되었다.
(2007년 일본 각의 결정 및 이후 일본 정부의 반복된 입장. 관련 문서와 국제기구 판단은 아래 반박 참조.)
반박
이 주장은 강제성의 정의를 좁게 설정한 뒤, 그 좁은 정의에 맞는 문서가 없다고 말하는 구조입니다.
■ 1. 일본 정부는 이미 인정한 적이 있습니다
1993년 8월 4일, 일본 정부는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 명의의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이 담화는 위안소의 설치·관리 및 위안부 이송에 구 일본군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관여했음을 인정했습니다. 또한 모집이 주로 업자에 의해 이뤄졌으나 그 경우에도 감언과 강압에 의하는 등 본인들의 의사에 반해 모집된 사례가 많았고, 관헌 등이 직접 가담한 일도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담화는 일본 정부가 직접 조사한 자료를 근거로 작성됐습니다. 이후 일본 정부는 여러 차례 고노 담화를 계승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해 왔습니다.
따라서 문서가 없다는 주장은 일본 정부 자신의 공식 입장과 충돌합니다.
■ 2. 강제 연행만이 강제는 아닙니다
이 논쟁에서 일본 측은 강제성을 물리적 연행으로 좁혀 정의합니다. 군인이 총칼로 끌고 갔다는 명령서가 있느냐는 것입니다.
그러나 국제법이 보는 기준은 다릅니다. 유엔 인권위원회에 제출된 1996년 쿠마라스와미 보고서와 1998년 맥두걸 보고서는 이 사안을 군사적 성노예제(military sexual slavery)로 규정했습니다. 노예제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연행 방식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소유권에 준하는 지배가 행사되었는가입니다.
이동의 자유가 없었고, 거부할 수 없었으며, 그만둘 수 없었다면 그 시작이 어떠했든 노예제에 해당합니다. 이는 강제동원 문제에서 ILO가 적용하는 기준과 같은 논리입니다.
■ 3. 군의 관여는 문서로 확인됩니다
1992년 요시미 요시아키 교수가 일본 방위청 도서관에서 발견한 자료를 비롯해, 일본군이 위안소 설치와 운영에 관여했음을 보여주는 공문서가 다수 확인됐습니다. 군이 업자를 선정하고, 이용 규정을 만들고, 이송에 편의를 제공한 기록들입니다.
여기서 짚어둘 것이 있습니다. 이 자료들을 발굴하고 공개한 것은 일본인 연구자였습니다. 일본 사회 안에도 이 문제의 진상을 밝히려는 연구와 운동이 오랫동안 있어 왔습니다. 일본 전체를 하나로 묶어 말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 4. 합의로 끝났다는 주장에 대하여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는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을 명시했습니다.
그러나 이 합의는 피해 당사자들과의 협의 없이 체결됐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2017년 한국 정부의 검토 결과 발표에서도 피해자 중심 접근이 결여됐다는 점이 지적됐습니다.
국가 간 합의로 개인의 청구권이 소멸하는지는 별개의 법적 쟁점입니다. 2018년 한국 대법원은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 사건에서 1965년 청구권협정으로 개인의 청구권이 소멸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 이 문제의 성격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과거의 사실 규명에 그치지 않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국제 인권 문제입니다.
유엔 인권조약기구들은 여러 차례 일본에 대해 피해자에 대한 완전한 배상과 역사 교육을 권고해 왔습니다. 이 권고는 반복되고 있습니다.
■ 서술의 원칙
이 글은 피해 사실의 구체적 세부를 쓰지 않습니다. 피해자의 존엄을 다시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이 문제의 핵심은 개별 피해의 참혹함을 나열하는 데 있지 않고, 국가가 만든 제도였는가 그리고 그 책임을 누가 지는가에 있습니다. 그것이 이 글이 제도와 문서와 국제법의 언어로 서술하는 이유입니다.
■ 마지막으로
피해 생존자들은 대부분 세상을 떠났습니다. 남은 분들도 고령입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당사자가 모두 사라지면, 남는 것은 기록뿐입니다. 그리고 기록이 남아 있는 한, 해결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함께 남습니다.
출처
- [기록보존소] 고노 담화 (1993.8.4)
- [기록보존소] 유엔 인권위원회 쿠마라스와미 보고서
- [기록보존소] 유엔 인권소위원회 맥두걸 보고서
- [단행본] 종군위안부 자료집 등 관련 연구
- [기록보존소] 대법원 2018다XXXXX 강제동원 손해배상 판결
이 글은 강제동원의 기록 시리즈의 한 편입니다.